우선 삼신기는 아마도 단군신화의 천부인에 대한 변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천부인은 동검, 동거울, 방울(혹은 북)으로 대표되는 3개의 신물입니다. 이것은 천인사상에서 비롯된 믿음으로 단군이 하늘의 자손이고, 이 땅을 다스릴 권리는 하늘이 내린 것이므로 이것을 공식적으로 물려받은 사람은 하늘의 인정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는 거죠.
비슷하게 영국인들도 영국국왕을 예수 혹은 요한과 핏줄이 통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래서 god hand 같은 게 이런 믿음의 발로죠. 톨킨의 반지의 제왕 3권에서 칼에 맞은 파라미르를 아라곤이 손을 얹는 것만으로 치료하는 장면이 나오고, 1권에서 그림자 칼에 맞은 프로도를 치료하기 위해서 샘에게 찾아오라고 하는 약초는 왕의 풀(kingsfoil=athelas)입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영국인들은 왕에게서 키스를 받거나 축복받는 것 역시 대단히 특별한 일로 여겼습니다. 영국왕은 신에게 영국을 다스릴 권위를 인정받았고, 또 그로 인해 그 곁에 축복이 머문다고 믿으니까요.
마찬가지 이유로, 단군이 역사상의 인물이라고 생각할 때에는 천부인 역시 실제하는 요컨대 왕관과 같은 유물로 취급될 수 있으며, 이것은 일본에도 영향을 미쳐서 일본 3신기를 이뤘을 것으로 보입니다(일본서기는 빨라도 7세기 경에 형성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튼 간에 다물활 같은 것은 완전히 픽션이라고 볼 수 있지만 천부인이라는 것을 단군이 가지고 있고, 이것이 왕권을 인정받은 결과이다라고 하는 믿음이 당시에 있었던 것만큼은 사실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2. 그 외에 그냥 알아 두면 재밌는 신물로는 사인검四寅劍 이 있습니다. 사인검은 나라에 큰 재난이 닥쳤을 때 재액을 몰아내는 것을 기원하면서, 혹은 새로 장군이 임명될 때 하사하는 검입니다. 인년, 인월, 인일, 인시에 쇳물을 부어 주조한 것을 사인검이라고 부르며 벼를 때 쓰는 숯으로는 인골을 쓴다고 합니다. 인은 12지신에서 3번째인 호랑이를 의미하며 호랑이는 역시 재액을 쫓는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사인검은 특별히 영험한 검으로 여겨 졌고, 또 인은 전통 점성학에서 북두칠성을 의미했습니다. 해서 검신에 북두칠성을 새깁니다. 이 검은 전투용이 아니라 의례용 검이기 때문에 실제로 거의 한 손으로는 휘두를 수 없으며 이 검을 뽑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장군으로 인정받기 충분했습니다. 길이가 보통 2m가 넘는데 이것을 뽑을 수 있을 정도로 팔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훌륭한 체격 조건을 갖춘 것으로 여겨지니까요.
역시 재밌는 건 키가 작은 것으로 유명한 강감찬 장군 역시 키가 188 정도로 생각됩니다. (...) 병서를 참고하면 보통 장군에 오르는 장수들은 2m 이하가 별로 없었다고도 하더군요.
다시 사인검 이야기로 들아가서 저 중에서 인시가 빠지면 삼인검이라고 부르고 사인검인가 삼인검인가는 현재 해사에 있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또 재밌는 걸로는 운검雲劍이라고 하는게 있는데, 운검은 의장용으로 쓰인 검이며 여기서 雲은 용이 승천할 때 타고 올라가는 구름을 말하며, 용은 통상적으로 왕을 가리키기 때문에 즉 왕의 직속 보좌관을 말합니다. 운검이 패용한 검 역시 운검이라고 부르며 운검 직책은 2품 이상 무반으로 무관 중에서는 상당히 고위층에 속한다고 봐야겠죠. 운검은 의전용이고 이들이 실제로 사용한 검은 별운검이라고 따로 부르며 길이 53.3cm 무게 약 380g 정도의 작고 날이 날쎈 환도라고 하네요. :)
2006.12.13 15:22:03 (*.27.166.104)
Bingone
크리스 / 판타지에 대해서 조예가 상당하시군요 =ㅂ=;;;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06.12.13 15:25:12 (*.34.176.125)
꼬마네꼬
첫 번째는 활이었으니까 다음은 검!
고조선의 유물이니 청동검!
철기로 무장한 적진 한 가운데에 청동검으로 무장하고 돌격! (...)
2006.12.13 15:27:21 (*.59.126.218)
완숙
레드, 블루, 그린
(핑크와 블랙을 포함하면 오신기)
2006.12.13 15:53:06 (*.63.23.146)
마도사
3신기라..
여자 아이 노인 -_-?
2006.12.13 16:00:56 (*.252.203.34)
af18
강감참 장군이 계실 때의 자와 우리가 지금 말하느 자(=척)는 길이가 달랐다고 하네요 현재 자는 30.3센티미터인데 그 당시는 20센티 후반이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길이와 동일하게 대입하면 삼국지의 관우는 8척이니 약 240이 되는군요 그런데 그 당신의 1척은 23센티 정도였다고 하네요 그러면 185센티 정도..그러니 지금 우리의 도량형으로 문헌에 적혀있는 단위를 대입하면 곤란하겠죠 강감찬 장군은 문헌에도 유달리 키가 작았다 라는 말이 있는 것을 봐서 상당히 키가 작았을 꺼라 추측됩니다. (고려시대의 평균시장은 크게 잡아도 163센티랍니다)
2006.12.13 16:00:57 (*.28.177.169)
카나에
사인검은 현재 육군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인년,인월,인일,인시가 60년에 한번 돌아오는 약 2시간의 시간인데
실제 도검을 제조하는데는 2시간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도검으로 탄생하는 마지막 과정인 열처리와 연마를 남겨두는데 사인의 시간동안 약 2~3자루 정도의 도검을 완성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 사인검(사인의 시간은 아니지만)을 제조하신 도검장인분께 직접 들은 예기입니다
2006.12.13 16:32:18 (*.156.182.202)
헌신 새신 고무신... [<- 야 임마!!!]
2006.12.13 16:32:50 (*.126.19.11)
크리스
af18님| 尺은 아직 학계에서도 논란이 많은 걸로 압니다. 한척이 약 22.4cm, 고구려척이 35.6cm, 통일신라 대의 당척이 29.7cm이 일반적. 고려시대 약31cm이라는 주장도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게 맞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운 부분으로 보입니다. :) (2003년 기사에는 고구려척이 36.1cm이라는 이야기도 있네요.)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여튼 평균신장을 비롯하여 모든 축적이 저 尺에 대한 연구가 끝나기 전에는 오락가락 할 걸로 보이네요.
2006.12.13 17:44:22 (*.252.203.34)
af18
고구려 척은 상당히 길었군요! (오히려 대륙적이군..) 저도 좋은 정보 얻었습니다.
2006.12.13 18:04:47 (*.191.129.48)
양혁
욕먹을지 모르지만..
주몽이 역사적사료에 맞는 것은 역사적 기간 즉 년도 만 맞다죠.. ㅡ.ㅡ;;
2006.12.13 22:05:21 (*.229.115.34)
김치황인종
천부인
2006.12.13 23:00:19 (*.238.70.108)
음... 글로리아의 홀, 소톰브링거, 하나는 기억이 안나네요 ~_~
2006.12.14 02:50:41 (*.158.123.205)
와일드차일드
저도 삼신기라 해서 창새기전의 그거 생각해버렸다는...
2006.12.14 10:14:44 (*.131.107.253)
멍멍이푸
59화에서, 모팔모가 만들어주었던 소중한 강철검을 협보와의 씨름도박(?)으로 빼앗겼죠. -_-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검을 하나쯤 구하는 것도 스토리에 어울릴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