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웃기기만 할 뿐 입니다.

게임이란건 단순히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도구일 뿐인데...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성인이란 사람들이 현실에서 치고박기를 하지않나...

힘의 차이에 의한 굴욕을 느끼게 만들지 않나...

고작 몇푼 하는 아이템 가지고 싸우질 않나...

그것도 알 만한 사람들이... 나이 좀 먹은 사람들이 당당하게 이 대한민국 이라는 나라에서 성인으로 인정받은 사람들이 그런다는게 참...

오늘 결국 당을 탈퇴했습니다. 당분간 그라를 좀 멀리 해야겠군요.

참... 더러워서 그라도 이제는 못해먹겠군요. 아니 그라가 싫어서 못해먹겠다는 것은 아니고...

그 그라라는 재밌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치가 떨립니다.

수 개월 간 그라를 플레이 하면서 나름대로 믿고 의지했고 정을 나눈 당원들한테 일말의 권유도 없이 배신을 당한거죠.

사건의 발단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몇일 전 제가 르 블랑을 먹은 것부터 시작됩니다.

당시 저희와 연합 당이었던 모 당(쓰기만 해도 역겨운 이름이니 익명처리 하겠습니다.)과 레이드를 갔습니다.

좀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성공적으로 레이드를 마췄고 랜덤 스쿼였던지라 우연한 기회로 저한테 르 블랑이 들어왔습니다.

레이드 당시에 연합 당의 당수가 부재였는지라 그 당의 부 당수와 간부 급의 사람들의 찬성하에 레이드를 간 것인데...

제가 르 블랑을 먹은 것이 참 보기 껄끄러웠는지 우연을 가장한 사냥 방해를 하더군요.

뭐, 처음에는 단순히 우연일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멍청한 놈이라도 똑같은 일을 몇번이고 당한다면 눈치 챌 수 있었겠죠.

결정적으로 마음을 먹은 것은 디아블로 레이드 때였습니다.

르 블랑을 입고서 나름 공, 방등이 되니 몸빵을 하러 갔고 디아블로는 잡아봐야 엘리트 템이 나오니 저에게는 더 이상 엘리트 템이 필요가 없었죠.

물론 엘리트가 있어서 나쁠 것은 없었겠죠. 하지만 레이드 때 르 블랑도 먹었고 당원들을 포함한 도움주신 연합 당원분들에게 자그마한 감사를 할 겸, 엘리트 템이 혹시라도 저에게 들어오거든 모두 랜덤 스쿼 방식을 통해 나눠드리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레이드 시간은 흘러갔고 디아 소환 5분 직전에 슬슬 사람들이 모이더군요.

연합 당원들도 모였고 우리 당원들도 모였고...

그런데 이 놈들이 유독 제 근처에만 펜스를 까는겁니다. 본래 펜스는 디아 잡을 때 별 효능도 없는데다가 렉까지 유발하기 때문에 설치를 안 하거든요.

그런데 이놈들이 펜스를 주위에 까는 것도 모자라서 아예 제 근처에다가 빼곡히도 설치를 해놓더군요.

움직이지도 못 할 정도로요... 그리고 프로보크로 디아를 유인해도 펜스 땜에 디아가 날 공격하지 못 하게 만들더군요.

그저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으니까요. 주위에서 왜 렉걸리고 쓸모도 없는 펜스를 그리 설치하느냐는 말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그 연합 당 놈들... 무시하고 건설만 합디다.

그러더니 또 한 놈이 저에게 다가오더군요.

여기 뭐하러 왔냐고 말이죠... 말투부터 기분이 참 나빴습니다.

솔직히 디아 레이드 시간에도 전 자의로 온 것이 아니고 당원들의 도움요청에 의해서 온 것 이거든요.

예, 보상도 받을 생각도 안 하고 몸빵을 하러 온 것이니까 되려 감사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그 놈들 말하는게 그럽니다. 그래도 참았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 했죠. 몸빵도 도와드릴 겸 아이템 먹으면 필요한 분들 나눠주려고 왔다고요.

그러더니 이러더군요. 몸빵 넘쳐나는데 뭐하러 왔냐고...

하, 기가 막혔습니다. 내가 몸빵을 원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부탁받고 해주는 건데... 그것도 보상없이 해주는데 고마워 하지는 못 할 망정 오히려 면박줍니다.

말투가 기분나빴던 것도 한 몫 했지만 무엇보다 나이차가 무려 6살이나 나는 어린 놈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순간 화가 치밀더군요.

하지만 어째 반박할 틈도 없이 바로 디아 소환됐고 디아를 일단 잡았죠.

그렇게 기분 더러워진 상태로 더 이상 게임진행 하기는 그른 것 같아서 그냥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종료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일이 터진거죠. 연합 당의 당수가 들어왔나 봅니다.

그리고 그간 있었던 일을 들은거죠. 그리고 제가 없는 사이 우리 당수에게 귓말해서 절 탈퇴시키라고 협박한 모양입니다.

탈퇴 안 시키면 무필하겠다고 말이죠...

예, 뭐 좋습니다. 까짓거 죽더라도 한번 해보자 이겁니다. 헌데 우리 당 당수... 참 자존심도 없습니다.

그거 탈퇴시키랬다고 바로 탈퇴시킵니다.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탈퇴당한 저로써는 어안이 벙벙했죠. 단순히 클릭미스로 탈퇴시킨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탈퇴당하고 한참이 지나도 소식이 없길래 당수한테 귓말했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니까 결국 제 풀에 지쳐서 대답하더군요.

그리고 사건의 자초지종을 들었습니다. 어이가 없었고 서럽기까지 하더군요.

게임 내에서 득템을 하는 것조차 죄가 된다면 대체 누가 게임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참 한심하더군요. 협박 받았다고 그대로 말 없이 따라주는 우리 당수나 고작해봐야 돈 몇푼 하는 게임 아이템 먹었다고 탈퇴시키라고 협박한 그놈이나...

솔직히 르 블랑... 예, 비싸죠. 아마 시중에 나온다면 1억 정도는 할 거 같습니다.

르 블랑 자체가 희귀한데다가 성능도 좋아서 나온다면 그 정도의 가격은 하겠죠.

그런데 그 1억이라는 돈... 현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나오겠습니까?

전 정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현거래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거래 시세도 모르고 있죠.

아마 현금 거래를 해본 것이 초반 물약값 없을 때 20만비스 정도 거래해본게 끝이군요.

지금 가서 확인해보면 더더욱 정확한 가격을 알려드릴 수 있겠지만 그건 귀찮으니 패스하고...

어쨌든 1억이라는 게임머니... 현금으로 환산하면 대략 5~6만원 정도는 나오겠지요.

분명 그 돈이 학생들에게는 큰 돈일 겁니다. 하지만 어른의 기준으로는 어떨까요?

어른의 기준으로 5~6만원이면 하루 놀 정도의 비용밖에 안 되겠죠?

물론 그렇다고 5~6만원의 가치가 낮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5만원을 노는 비용에만 쓴다면 기껏해봐야 술 몇번 마시면 없어지는 돈일테죠.

그런데 그 5만원돈 가지고 사람을 죽이네 살리네 협박까지 오간겁니다.

물론 게임 상에서 죽는거 뿐이고 현실로는 피해도 없습니다만...

왜 사람심리란게 그렇잖습니까. 게임 내에서 죽으면 괜히 기분 더러워지는 뭐 그런......

아마 내가 당 탈퇴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조차도 모르고 계속 누웠을 겁니다.

솔직히 억울했습니다. 지들이 랜덤 스쿼드 짠거고 내가 일부러 먹자한 것도 아니고 그저 우연히 들어왔던건데...

우연히 들어온 아이템을 본인들 소유라고 주장할 소유권이 어딨겠습니까?

또 조금이나마 귓말이라도 알려주는 당원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기분이 착잡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비록 우리 당... 총 인원 62명인 중립 당 이지만... 나름 인원 수도 있었고 실력도 있어서 꿀리지 않고 게임했습니다.

5개월 이라는 시간동안 서로 의지해왔고 믿어왔고 신뢰해왔던 당, 그리고 당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62명 이라는 사람들 중에 단 하나라도 저한테 알려주는 당원이 없었습니다.

물론 몰랐던 이들도 있었겠지만 그때 레이드에 참가했던 우리 당 인원만 하더라도 얼추 30명은 됐습니다.

따지고 들어서 30여 명의 인원들이 나 몰라라 했다는 결론이 나오죠.

그놈들도 내가 르 블랑 먹은게 아니꼬왔던 모양입니다. 거 참 놀랐습니다. 온라인 게임생활 10여 년 동안 겨우 게임 내부의 일로 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 처음입니다.

뭐, 앞으로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게임을 아예 접던가 아니면 다른 걸 계속 하던가 말이죠.

아마 계속 하게된다면 다른 게임을 찾던가 아니면 그라를 하더라도 가문명을 바꿔야 겠지요.

어쨌든 지금 심정으론 다른 게임이나 해보고 싶군요.

솔직히 9개월 동안 그라에만 매달려 왔더니 지루하기도 하고... 다른 게임도 해보고 싶은 충동도 들기는 하고요.

뭐, 이 글 보시는 분들 중에 추천하는 게임 있으면 추천이나 좀 해주십시오...

같이 하자고 권유하는 것도 좋고요. 단, RF는 제발 자제를... ㅡ_ㅡ
profile

잉여 군수무역자 루즈베라트 입니다.

해치지 않아요. 대신 아프게 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