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은 게임방에 살았다. 곧장 화장실 옆에 닿으면, 카운터 위에 오래된 쥐포가 놓여 있고, 카운터를 향하여 유리문이 열렸는데, 두어칸 컴퓨터는 손님을 다 체우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허생은 게임하기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남의 게시판 알바를 하여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배틀넷을 하지 않으니, 워크를 해서 무엇 합니까?”
허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단축키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맵핵이라도 못 쓰시나요?
“맵핵은 본래 배우지 않았는걸 어떻게 하겠소?”
“그럼 클랜마스터는 못하시나요?”
“클랜마스터는 클랜원이 없는걸 어떻게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싱글플레이만 하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맵핵도 못쓴다 클랜마스터도 못한다면 디스도 못 거시나요?”
허생은 하던 싱글플레이를 끝내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싱글플레이로 어려운 컴퓨터와 1:7을 기약했는데, 인제 1:6인걸...”
하고 휙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허생은 배틀넷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아시아섭으로 가서 4:4 팀플을 붙었다.
“누가 울팀에서 제일 부자요?
변씨를 말해주는 이가 있어서 허생이 곧 변씨에게 귓속말을 걸었다. 허생은 변씨를 대하여 길게 KIN 하고 말했다.
“내 본진이 가난해서 무얼 좀 해보려고 하니, 금 만냥 나무 만섬을 꿔 주시기 바랍니다.”
변씨는 “KIN" 하고 당장 내 주었다. 허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팀플을 하기 시작했다. 변씨 클렌의 후배들이 허생 아이디를 검색해보니 초보였다. 레더전적은 없고, 레벨은 0이었으며, 아이콘은 피온이었고, 피온의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렀다.
허생이 말을 씹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아침에, 레벨 0짜리 아이디에게 얼라이를 맺고 만냥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작전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변씨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들이 알바 아니다. 대체로 팀플에서 매너없는 사람은 으레 사냥하다 선영웅 죽이고, 신용을 자랑하면서도 헬프미 하면 쌩까고, 되지도 않는 영어로 중언부언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저 초보는 레벨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원영웅으로 사냥 다 하며, 본진에 생산건물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재물이 없어도 스스로 겐세이할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주면 모르되 이왕 만냥을 주는 바에 작전은 물어 무엇하겠느냐?”

허생은 만냥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본진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용병캠프로 갔다. 용병캠프는 트롤프리스트, 트롤버서커, 오우거가 마주치는 곳이요, 멀티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트롤프리스트며, 트롤버서커, 오우거를 모조리 두배의 값으로 사들였다. 허생이 용병캠프를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맵의 트롤과 오우거가 씨가 마를 형편에 이르렀다. 얼마 안가 허생에게 두배의 값으로 팔려왔던 트롤과 오우거는 사냥으로 허생에게 열배의 금을 안겨주었다. 허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만 냥으로 온 맵의 사냥을 다 했으니 게이머들의 형편을 알만 하구나”
그는 다시 신발, 반지, 갑옷 따위의 아이템을 가지고 고블린 상점으로 건너가서 각종 스크롤을 죄다 사들이면서 말했다.
“얼마동안 맵 안의 게이머들이 한타싸움을 하지 못할 것이다.”
허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게이머들이 한타싸움을 하지 못했다.

허생은 겜방 알바를 만나 말을 물었다.
“겜방에 혹시 클렌을 할만한 빈 자리가 없던가?”
“있습지요. 언젠가 고딩들을 만나 서쪽으로 줄곧 세 번째자리까지 들어가서 어떤 빈 자리에 앉았습니다. 아마 화장실과 에어컨의 중간쯤 될 겁니다. 재떨이에 담배꽁초는 제멋대로 무성하여, 컴퓨터는 절로 켜져있고, 고삐리들이 떼지어 놀며, 초딩들이 대딩을 보고도 놀라지 않습니다.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자네가 만약 그곳을 우리클렌에게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걸세.”
라고 말하니, 알바가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알바를 따라 동남쪽으로 가서 그 자리에 이르렀다. 허생은 의자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자리가 열개도 못 되니 무엇을 해 보겠는가? 인터넷이 빠르고 마우스가 섬세하니 단지 명문클렌은 되겠구나.”
“텅 빈 자리에 게이머라곤 하나도 없는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클렌을 하신단 말씀이오?”
알바의 말이었다.
“레벨이 높으면 게이머가 절로 모인다네. 레벨이 낮을까 두렵지, 게이머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때, 코엑스에 열명의 게이머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게임방에서 씨디키 뽀려가는놈을 잡으려 했으나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게이머들도 워크 씨디를 못구해 베틀넷을 못해서 중계방송만 보는 형편이었다. 허생이 코엑스의 게임월드를 찾아가서 우두머리를 달래었다.
“열명이 씨디키 열개를 뽀려서 나누면 하나앞에 얼마씩 돌아가지요?”
“일인당 한개이지요”
“모두 클렌이 있소?”
“없소”“정품 워크는 있소?”
게이머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클렌이 있고 정품 워크가 있는놈이 무엇 때문에 괴롭게 중계방송만 본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클렌에 들고, 오리지날을 사고, 프로즌쓰론을 사서 게임을 하며 지내려 하지 않는가? 그럼 중계방송에서 본걸 실험하고 살면서, 클렌에는 클렌원의 낙이 있을 것이요,베틀넷을 해도 씨디키 블록될 걱정을 않고 길이 레벨을 올릴수 있을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연습실이 없어 못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게임을 하면서 어찌 연습실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마련할수 있소. 내일 게임방에 나와보오. 붉은 포스트잇을 붙여놓은 것이 모두 게이머를 위한 자리이니 마음대로 앉구려..“
허생이 게이머와 언약하고 사라지자, 게이머들은 모두 그를 미친X이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게이머들이 게임방에 나가 보았더니 과연 허생이 게임방을 전세내 놓았던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해서 허생앞에 줄지어 절했다.
“오직 마스터의 명령을 따르겠소이다.”
“너희들, 레벨 2도 못 이기면서 무슨 워크를 하겠느냐? 인제 너희들이 베틀넷을 하려해도, 아이디가 블리자드의 블락장부에 올랐으니 갈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사람이 씨디키 하나씩 가지고 가서 주종족 하나로 국민맵에서 레벨 2를 이기고 오너라.”
허생의 말에 게이머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허생은 몸소 열명이 1년 출전할수 있는 출전권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게이머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다. 드디어 다들 알바를 따라 그 빈 자리로 들어갔다. 허생이 블락계정을 몽땅 쓸어가서 베틀넷에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그들은 들어오기 힘들게 건물을 짓고, 버로우를 엮어 울을 만들었다. 분위기가 음침하기 때문에 게임할 맛이 잘 나서, 한칸이나 두칸만큼 걸러 짓지 않아도 영웅이 건물에 끼이는 법이 없었다. 석달동안 실력을 비축해두고, 모두 베틀넷을 따라 유럽 서버에 나가 레더를 하였다. 유럽 서버는 삼십만여 호나 되는 베틀넷의 서버이다. 그 서버가 한참 허접이 들어 져주고도 레벨 50을 얻게 되었다.

허생이 탄식하면서,
“인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하고, 이에 게이며 열명을 모아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이 게임방에 들어올 때엔 먼저 레벨 50을 만든 연후에 따로 클렌을 만들고 의관을 새로 협찬받으려 하였더니라. 그런데 게임방이 좁고 게이머층이 엷으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새 클렌원을 받거들랑 오른손에 마우스를 쥐고, 지지를 먼처 친 사람이 먼저 나가도록 양보케 하여라.”
다른 아이디를 모조리 삭제하면서,
“하지 않으면 사칭하는 이도 없으렷다.”
하고 불법씨디를 쓰레기통에 던지며,
“블락된 씨디키를 주워갈 게이머는 없겠지. 불법씨디는 우리나라에도 용납할 곳이 없거늘, 하물며 이런 작은 게임방에서야!”
그리고 씨디키를 뽀릴줄 아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겜비를 계산하면서,“이 게임방의 화근을 없애야지” 했다.

허생은 서버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레벨 낮고 허접인 게이머들을 구제했다 그러고도 항상 금 십만에 나무 십만이 남았다.
“이건 변씨에게 갚을 것이다. ”
허생이 변씨를 찾아서
“내 아이디를 기억하시오?”
하고 뭍자 변씨는 놀라 말했다.
“그대의 레벨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작전을 실패하지 않았소?”
허생이 웃으며,
“재물에 의해서 생산건물이 돌아가는 것은 당신들 일이오. 만냥이 어찌 원영웅 겐세이의 도를 살찌게 하겠소?”
하고 십만냥을 변씨에게 보냈다.
“내가 하루아침의 마누라 바가지를 견디지 못하고 싱글플레이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과 팀플을 했던 것이 부끄럽소.”
변씨는 대경해서 KIN이라 외치고, 아이템으로 받겠노라 했다. 허생이 잔뜩 역정을 내어,
“당신은 내가 겐세이 안하고 사냥하기를 바라는가?”
하고 디스를 걸고 가 버렸다.

변씨는 가만히 그의 아이디를 검색했다. 허생이 다른 서버로 가서 허접들만 모여있는 팀으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고수가 대기실에서 죽치고 있는 것을 보고 변씨가 말을 걸었다.
"저 아이디가 누구의 아이디요“
“허 생원 아이디지요. 싱글플레이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베틀넷 한다고 나가서 5개월이 지나도록 레벨을 못 올리시고, 시방 부인이 레더 하는데 레벨이 더 높으지요 ”
변씨는 비로소 그의 성이 허씨라는 것을 알고 탄식하며 돌아갔다.
이튿날, 변씨는 팀플을 하며 가지고 있는 모든 금과 나무를 주려 했으나 허생은 받지 않고 거절했다.
“내가 겐세이를 하기 싫었으면 유닛들을 뽑지 않고 원영웅만 뽑았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을 가끔 나를 보고 금이나 보내주고, 찌르기나 막아주오.한판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유닛컨트롤 때문에 정신을 괴롭힐 것이오?”

변씨가 허생을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변씨는 그때부터 허생의 본진에 골드나 나무가 떨어질 때즘 보내주었다. 허생은 그것을 혼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적이 딸려오면 좋지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타워를 박아주면 아주 반가워 하며 서로 찌르기를 들어가 날이 새도록 겐세이 했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에 두사람 사이의 레벨이 날로 높아져 갔다. 어느날 변씨가 5개월 동안에 어떻게 열 개의 세컨 아이디를 50이나 되는 레벨을 만들었느냐를 조용히 물어 보았다. 허생이 대답하기를,

“그야 가장 하기 쉬운 일이지요, 워크라는 게임은 포탈 때문에 초반러시가 통하지 않고, 인구수가 100밖에 안되어서 일꾼을 많이 못 뽑지요. 무릇 금 천냥은 적은 돈이라 기본유닛 한가지로도 한부대를 체우지 못하지만 그것을 열로 쪼개면 백냥이 열이라 일꾼 열 마리를 뽑고도 남음이 있지요. 멀티가 많으면 돈모으기가 쉬운 까닭에, 한 멀티에서 실패를 보더라도 다른 멀티에서 금을 캘수 있으니 이것은 보통의 패멀게이머들이 하는 전략으로, 보통의 게이머들이 이를 파악하러 초반 일꾼 정찰을 하는 것 아니요?
대개 금 만냥과 나무 만섬을 가지면 족히 온 맵을 멀티로 도배할수 있기 때문에, 스크롤이면 스크롤 전부, 용병이면 용병 전부, 포션이면 포션을 전부, 인벤토리가 부족할정도로 살수 있지요. 적 본진 옆에 있는 상점에서 스크롤을 슬그머니 독점하고, 용병 상점에서 나는 것들을 슬그머니 독점하고, 고블린 연구소에서 나는 제펄린을 슬그머니 독점하면, 적이 사냥하며 한곳에 묶여 있는동안 적 금광테러를 갈수 있을 것이매, 이는 적의 일꾼을 해치는 길이 될 것입니다. 후세에 게이머들이 만약 나의 이 방법을 쓴다면 반드시 얍삽하단 소리를 듣게 될 것이오.“

“처음에 내가 선뜻 당신과 얼라이를 맺을걸 알고 찾아와 청하였습니까?”
허생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당신만이 내게 꼭 얼라이를 맺을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능히 레벨이 낮은 사람 치고는 누구나 다 해주었을 것이오. 내 스스로 나의 재주가 족히 1:6은 할수 잇다고 생각했으나 운명은 하늘에 매인 것이 니 낸들 그것을 어찌 알겠소? 그러므로 능히 나와 얼라이를 맺어주는 사람은 복 있는 사람이라, 반드시 더욱더 높은 레벨이 되게 하는 것은 하늘이 시키는 일일텐데 어찌 얼라이 하지 않았겠소? 이미 얼라이를 맺은 다음에는 그의 정찰에 의지해서 겐세이를 한 까닭으로 겐세이마다 곧 성공하였던 것이고, 만약 내가 정찰하며 했었다면 성패는 알수 없었겠지요.”

변씨가 이번에는 딴 맵을 정했다.
“방금 오크게이머들이 터틀락에서 언데드에게 당했던 치욕을 씻어 보고자 하니, 지금이야말로 겐세이 잘하는 게이머가 APM을 뽐내고 파시어 겐세이해야 할 때가 아니겠소? 선생의 그 재주로 어찌 괴롭게 선칩튼 하려 하십니까?”
“어허, 자고로 선칩튼 하는 게이머가 한둘이겠소? 파시어 늑돌이 같은 것은 적 본진에 정찰보내 겐세이 할만한 좋은 유닛이었건만, 크립에게 잘못걸려 맞아 죽었고, 블레이드마스터 같은 영웅은 능히 암살이 가능한 오크의 로망이었지만, 알타에서 소요하고 있지 않았습니까? 지금의 언데드 영웅들은 가히 무서운 것들이지요. 나는 겐세이를 잘 하는 사람이라, 내가 죽인 일꾼으로 족히 레벨 10의 영웅을 만들 수 있을만 하였으되, 레벨 6만 만들고 멀티를 한 것은, 도데체 그이상 되는 스킬들이 쓸모가 없기 때문이었지요.”
변씨는 한숨만 내쉬고 취소했다.

변씨는 본래 넝마오크 이 정승과 잘 아는 사이었다. 넝마오크가 당시 클렌마스터가 되어서 변씨에게 알타나 테번에 혹시 선영웅으로 쓸만한 것이 있는가를 물었다. 변씨가 허생의 원영웅 겐세이 이야기를 하였더니, 넝마오크는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선영웅이 무엇인가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소인은 그분과 게임해서 3년이 지나도록 여태껏 치프턴만 쓰옵니다.”
“그인 분명 맵핵이야. 자네와 같이 게임해보세.”

밤에 넝마오크는 클렌원들도 다 물리치고 변씨만 데리고 베틀넷에서 허생을 찾았다. 변씨는 이 대장을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얼라이를 맺어, 허생을 보고 넝마오크가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 했다. 허생은 못본체 하고,
“당신 일꾼으로 어서 정찰이나 하시오.”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겐세이를 하는 것이었다. 변씨는 넝마오크를 대기실에 오래 대기하고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꾸 삽질을 하였으나, 허생은 겐세이만 하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얼라이를 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 마스터가 방에 들어와도 허생은 말도 걸지 않았다. 이 마스터는 어떤 빌드를 쓸지를 몰라하며 클렌에서 좋은 선영웅빌드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허생은 KIN 하며 막았다.
“게임은 짧은데 체팅이 너무 길어서 보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레벨에 있느냐?”
“50이오.”
“그렇다면 너는 클렌의 신임받는 게이머로군. 나가씨위치같은 이를 천거하겠으니 네가 일꾼겐세이로 레벨 6을 만든 다음에 싸이클론으로 모든 적 유닛을 공중의 띄울수 있겠느냐?
이 마스터는 마우스에 손을 놓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정석적인 사냥코스를 듣고자 하옵니다.”
했다.
“나는 원래 사냥코스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허생은 외면하다가, 이대장의 간청에 못 이겨 말을 이었다.

“비스트 마스터가 오크 영웅임에도 불구하고, 몸빵과 소환 능력으로 인해 나엘로 망명해 가서 사정없이 활약하고 있으니, 너는 테번에 청하여 비스트마스터를 뽑은 후에 소환물을 내어 적진에 보내고, 원영웅 사냥으로 레벨을 올려 스템피드를 시전하여 썬더리자드를 적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줄수 있겠느냐?”
이 마스터는 또 마우스를 놓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했다.
겐세이도 어렵다, 사냥도 어렵다 하면 도데체 무슨 게임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빌드가 있는데 네가 능히 할수 잇겠느냐?“
“빌드를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레벨을 올리려면 먼저 베틀넷의 고수들과 접촉하여 이기지 않고는 안되고, 고수를 이기려면 먼저 일꾼을 보내 적진을 염탐하지 않고는 성공할수 없는 법이다. 지금 다크레인저가 프로즌쓰론에서 중립영웅으로 나왔으나 오크와는 친근해지지 못하는 판에, 오크가 다른 종족보다 먼저 선영웅으로 쓰게 되면 적들이 허접이라고 마음을 놓을 것이다. 진실로 선파셔, 선칩튼때처럼 우리 그런트와 와이번들이 사냥코스를 돌며 사냥하도록 컨트롤 할 것과, 다크레인저와 두어마리 그런트로 적진을 침투해 일꾼 서너마리만 잡고 전사하면, 적들은 엽기에 허접이라고 기뻐할 것이다. 테번에 버로우를 지어 바로 다크레인저를 사서 레벨을 올려 참을 쓰면, 적의 일꾼은 우리 일꾼이 되어 적 건물을 짓고, 새로지은 알타에서는 아크메이지나 드레드로드를 뽑아, 브릴리언스나 뱀피릭 오라를 쓰는 한편, 적의 각종 마법유닛과 결탁한다면 한번 선입견을 뒤집고, 오크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적이 오크라면, 100명의 유닛제한에 걸린 우리팀을 거느리고, 적의 타우렌이나 와이번을 참한다면 잘되면 지지를 받아낼수 있을 것이고, 못 되어도 멀티할 시간은 벌수 있을 것이다.”
“게이머들이 모두 조심스럽게 정석빌드를 지키는데, 누가 선다크레인저를 하고 선영웅을 죽이려 하겠습니까?

허생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게이머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게임를 하면서 정석만 고집하다니, 게임이 수학인줄 아느냐? 선영웅은 파시어만 뽑으니 그것이야말로 학생이 수학공식 외는 것이오, 게임방송은 죄다 언데드 아니면 나이트 엘프이니 데체 무엇을 가지고 워크가 네 종족이라 한단 말인가? 어떤 게이머는 단지 재미를 위하여 선 키퍼에 첫스킬을 쏜즈오라를 찍고도 아까워하지 않았으며, 선 파시어를 해서 식상하다 했더니 첫스킬이 파사이트인 것을 부끄럽지 않아하는 게이머도 있었다. 이제 재미를 위해 게임을 하겠다 하면서, 그까짓 스킬 하나를 아끼고, 또 장차 겐세이도 하고 한타싸움도 하면서, 영웅을 선택하고 레벨을 올려야 할 판국에 선영웅을 지정해 놓고 딴에 정석빌드라고 한단 말이냐? 내가 세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게이머라 하겠는가? 신임받는 게이머라는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베틀넷에서 블락을 시켜야 할 것이다.”

하고 컴퓨터를 뒤져서 씨디키를 찾아 맵핵을 쓰려고 했다. 이 마스터는 놀라서 급히 게임을 종료하고 베틀넷을 나갔다.
이튿날 다시 베틀넷에서 찾아보니, 아이디는 삭제되어있고, 허생은 접속되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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