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게임 이미 있어요

그런 노래 이미 있어요

그런 영화 이미 있어요

그런 만화 이미 있어요

그런 소설 이미 있어요.


많은 창작 관련 커뮤니티에 어떤 이가 아이디어를 올리면

백이면 백 꼭 올라오는 의견이 '그런거 이미 있어요'다.


하지만 그런 의견이 의미가 있을까?

---

게임을 예로 들자면, 이 세상엔 수없이 많은 게임들이

있고, 그 중 수많은 것들이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장르적인 부분이나 컨셉, 스토리 등등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요소들이 엇비슷한 게임이 굉장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각각의 특징을 가지는 건 아주 작은

차이에 불과하다.


구지 예를 들자면 디아블로와 녹스의 차이랄까? 만약

당신이 디아블로와 녹스라는 게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 둘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하면 그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

하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이 둘은

생각보다 훨씬 다르다.


다른 예로, 본인이 아주 먼 옛날 여기서 '하베스트문'과

'심팜'이란 게임을 예로 들어 얘기한 적이 있다. 이 게임

둘 다 '농장 경영'을 테마로 한 게임이지만 실제 게임

방식은 너무나 다르다. 하지만 이 두 게임을 처음 기획한

사람들은 모두 '농장 경영을 테마로 한 게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라는 발상으로 시작했을거라 생각한다.

즉, 똑같은 발상의 아이디어도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같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게임이 있다고 그것에

대해 신경 쓰는 건 완전히 무의미한 일이다.


또한, 그런 의견을 내는 사람이 '이 게임도 비슷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니 이것을 참고해 보아라'는 의미에서 그런 의견을

내는 것에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그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그런 의견을 보게 되면 십중팔구 그 게임에 대해 분석해 보면서

결국은 독창적이던 자신의 아이디어가 퇴색되 그 게임과 닮아

가거나, 반대로 독창적이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그 게임과 완전히

다르게 만드는데에 집착하게 된다. 어느쪽이든 결과물은 좋을 수

없다고 본다.




요점정리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두리뭉실하고 간단한 아이디어에

이미 그런 것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무의미하다.

어떤 아이디어든 간에, 그것이 구체화 되지 않은 과정에서는

그것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 지 모르며, 오히려 그 것이

이미 존재한다는 걸 인지하게 되는 것이 아이디어의 구체화에

악영향을 주기에 충분하다.



---

저도 솔직하게 예전에 그런 리플 많이 달았거든요. 사실 사람들이

아이디어라고 올리는 글의 90%는 이미 이 세상에 있는 거니까.

하지만,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 보니 그 이미 존재하는 90%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구체화 되는지를 보면 완전히 새롭거나 단지

조금의 차이를 가졌지만 그것이 큰 특징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도 밑에 HOT의 선례를 들어 가면서 얘기했지만, 그런 의견을 내는

것보다 차라리 그 아이디어를 좀더 뒷받침 할 만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나았을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