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한국 대중음악을 비하 하곤 하지만
실제로 한국 대중 음악은 생각만큼 그렇게 병신 같지도,
구리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1. 후크송
많은 사람들이 현 대중가요를 깔 때 후크송에 대해 얘기하지만
그것은 한국 대중가요의 문제가 아니라 트렌드라고 봐야 합니다.
지금 당장 클럽으로 달려가 보세요. 클럽에서 흘러 나오는 그
수많은 곡들 중 후크송이 아닌 곡이 있는지. 단지 4마디의 똑같은
비트를 깔아 놓고 거기에 크게 변화 없는 멜로디를 반복합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그것이 일종의 트렌드이고 그 트렌드가
단지 한국이라는 좁은 땅에서만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저 멀리 세계 문화를 선도하시는 미쿸님으로부터 오는 겁니다.
대중음악 작곡자 뿐만 아니라, 음악 산업을 하는 사람들이 괜히
후크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한국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젊은이들이 팝에서 느껴지는 그 감각, 즉 후크송에 대한 강렬한
끌림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트렌드가 되었으며 제작자들은 그에
반응하는 것이죠. 후크송 열풍은 결코 제작자가 만든 것이 아니라
대중이 만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요즘들어 후크송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것은 대중문화의 문제라고 보기 보단,
단지 그 후크송의 트렌드가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옳지
않을까 합니다.
미쿸애들이 만들고 부르는 노래들 들어보면 울나라 후크송은 애교.
후크송 말고도 한국 대중음악의 문제라고 지적 받는 수많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너무 길어지네요. 일단 여기까지 하고.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한국 대중 음악은 다른 해외의 다른 국가들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결코 질이 떨어진다거나, 큰 문제가 있다기 보단. 여느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여러 작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이 해결되 가는
과정에서 많은 발전을 보여주고 있으며 지금은 오히려 다른 국가들보다
우월한 점도 있다'는 겁니다.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국 대중음악은 XXX한 문제를 가지고
있어' '한국 대중음악은 쓰레기야'라고 말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그저
허세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예로 드는 다른 나라들의
대중음악을 보자면 우리나라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한 경우가 많으니까요.
게다가 단지 취향의 차이를 가졌을 뿐인 걸 인정 못하는 경우도 많죠.
자신이 단지 브릿팝덕후인 걸 인정하지 못하고 영국을 예로 들며 말하는
그런 경우를 말합니다. 그런 사람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건 니 취향이고.
또한 일본음악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일본음악이 과연 무엇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 )
* 덧붙여 외국 음악 빠는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길 '한국 작곡가들은 이런 곡
못 만들어'라고 말하는데, 못 만든다기 보단 안 만드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상업음악을 만드는 대중작곡가가 만드는 곡은 대중의 취향을 따릅니다.
라디오헤드 스타일의 곡을 만들지 않는 건, 그것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것은 마치 소녀시대 스타일의 곡을 영국에서 만들어 팔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아마 영국에서도 소녀시대가 대중적으로 먹힌다면 그 사람들 역시
그런 곡을 만들겠죠.
한국인들이 능력이 모자라 그런 곡을 못만든다고 생각 하는 게 미스테리.
근래에 기억나는건 간지나게 쏟아진 소몰이창법 노래들...
근 10여년간 제가 즐겨 들었던 우리나라산 곡들은 군대에 있었을 때를 제외하고 90%이상이 인디레이블이네요.
다른 면보다 저는 국내 대중음악은 변화도 도전도 개성도 별로 안 느껴지는 따라가기 음악들이라 싫어합니다.
물론 그와중에도 괜찮은건 있기 마련이죠. 딱히 우리나라 음악 수준이 낮아서 라는 비교는 제껴두고
20년전과 비교해서 귀로 듣는 음악면에서는 뭔가 파이가 커졌다던가 수준이 깊어졌다던가 하는 발전은 그다지 못 느끼겠습니다.
그리고 이미 본문에도 그런 내용이 있네요.
팔리지 않기 때문에 만들지 않는다.
상업적인 면이 중요한 요소인건 맞습니다만, 그것이 음악의 수준과 가치를 결정하는 절대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어려운 곡들은 능력이 모자라면 못 만듭니다.
관점의 차이 아닐까요? 저는 음악을 들을 때 많은 사람이 부담없이 즐겨 듣는 요소보다
아티스트가 뭘 표현하려고 하는지 찾는 것을 더 즐기기 때문에 국내 대중음악 대부분은 짜증이 나서 안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