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즈 시즌7

인류학자이자 법의학자인 '템퍼런스 브레넌'이란 인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과학수사물입니다.

사실, 말이 과학수사물이지, 열혈 수사물의 탈을 쓴 시트콤인 NCIS와 마찬가지로, 로맨스+시트콤에 가까운 미드입니다.


실제로 법의학자였던 여성작가 캐시라익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시작된 드라마라서 그런지,

의외로 수사의 중심이 되는 '시체'의 퀄리티가 썩 괜찮습니다.

근데 수사 자체가 '뼈'를 바탕으로 하는지라, 반쯤 부패된 시체가 참 많이 나옵니다. (이 부분만 극복한다면 상당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미드)

그래도 초반 시즌에는 그냥 마른 뼈 상태의 시체(?)도 많이 나왔는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그 고어함이 더해지는게 참.. (근데 저희 부부는 이걸 저녁 식사시간에 봅니다.)


스토리의 큰 줄기는 여성 법의학자인 템퍼런스 브레넌과 FBI수사관인 실리 부스(링컨을 암살한 존 부스의 후손으로 나오는데다 전직 스나이퍼!)와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입니다.

목석 두명이 나오던 엑스파일과는 다르게, 시즌 초반부터 그냥 끈적끈적합니다.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제법 재미있는편.


시즌7 들어서는 템퍼런스 브레넌 역을 맡고 있는 에밀리 디샤넬의 출산(아들)으로 인해 시즌 분량이 축소되어서 약간 아쉽긴 하지만,

짧은 만큼 강렬한 떡밥+수시로 터지는 개그+새로운 등장인물로 인해 어느정도 위안이 됩니다.


약간 고어한 부분만 견딜수 있다면, 여러모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미드입니다.

참고로 에밀리 디샤넬은 예스맨, 500일의 섬머로 유명한 조이 디샤넬의 언니입니다. 영화도 간간히 출연했는데, 스파이더맨2에서 피터 파커가 피자배달하는 장면에 잠시 나오기도 했습니다.



2. 파이어플라이

본즈에서 마초+까불이 FBI수사관으로 나오는 실리 부스 역을 맡고 있는 '데이빗 보레아나즈'는,

한때 '뱀파이어 사냥꾼 버피(Buffy the Vampire slayer)'에서 뱀파이어로 나온바 있습니다.

이 미드는 나름 인기가 좋아서 스핀오프까지 나올정도였는데,

그걸 연출한 사람이 바로, 요새 '어벤저스'로 재조명 받고 있는 '조스 웨던'.


버피가 끝을 볼 즈음에 조스웨던은 SF드라마를 하나 만들었는데요.

그게 바로 파이어플라이(Firefly, 반딧불?)라는 미드입니다. (2002년 첫 에피소드 시작)

제목이 되는 파이어플라이는 작중 등장하는 우주선의 크기가 파이어플라이급이란 뜻이고,

주인공이 몰고다니는 파이어플라이급 우주선의 이름은 세레니티(Serenity,평온)입니다. 후에 극장판의 제목이 되기도 합니다.


모양새가 제법 '카우보이 비밥'을 닮았고,

정말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서부극+SF활극 입니다. SF물의 오프닝 음악이 컨트리 음악이란것도 나름 개그포인트(?)

그냥 보면 뜬금없이 보이긴한데, (달리는 말들 위로 우주선이 지나가는 장면이라든지..)

설정을 보면 또 그렇지도 않은게, 인류가 '테라포밍'을 시작한지 좀 시간이 지난 시점이라는 점에서 꽤나 그럴듯합니다.

게다가 테라포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은 사막같이 척박하기때문에 딱 '서부영화의 배경'이 연출됩니다.

특정지역엔 광산도, 열악한 환경이라 무기도 당시기준으로 오래된 무기(총알나가는)를 쓰기도 합니다. 물론 정규군이나 부자들은 레이저총을 씁니다.

우주선이 나오는 장면도 제법 사실적으로 표현하려 하는데요, 우주공간 내에서 움직일때는 아무 소리도 안납니다. (우주에선 소리를 전달할 매질이 없으니 소리가 안난다는 설정인듯)


아무튼.. 주인공인 말콤은 원래 군인이었습니다만, '버림'을 받은 이후 같이 버림받은 후임이랑 같이 떠돌고 있습니다.

말콤의 성격은 참 상투적이고 단순합니다. 스타워즈의 한솔로 같은 느낌에 좀더 마초적이고 좀더 겉멋이 들어있습니다.

군인출신이지만 1:1 격투기술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맷집으로 버티다가 한방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주로 선빵을 날리는게 특기입니다.


그 외에도 나름 매력적인 구석이 많은 드라마인데, 안타깝게도 시즌1, 14개 에피소드로 조기종영을 하게됩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팬층이 형성되었고, 드라마에 대한 배우와 제작진들의 애착이 강해서 2005년에는 극장판이 나옵니다. (제가 처음 파이어플라이 드라마를 접하게 된것도 이 시기)

하지만 역시나 극장판도 그렇게 흥행하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국내에는 DVD로만 출시가 되었다죠..


그리고보니, 조스 웨던이 연출했던 작품들을 보면,

뱀파이어 사냥꾼 버피: 청소년드라마와 뱀파이어물을 합쳤고.. (요샌 뭐 흔하지만, 이 드라마가 1996년에 나왔다는걸 고려하면..)

파이어플라이: 서부극+스페이스오페라

어벤저스: 온갖 히어로들이 섞이는 영화..


그렇습니다.. 조스 웨던은 비빔밥의 대가였습니다! (비빔밥의 화룡점정이 고추장이라면, 헐크는 어벤저스의 고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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