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디아블로라는 게임을 알게된것은, 대학교 학과 동아리방에서 누군가 하고 있던걸 구경하면서였는데요.

뭔가 스피디한 전개와 특유의 어두운분위기때문에 끌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동안 디아블로에 대해 잊고 있다가, 그해 여름 방학때 디아블로를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하기시작했는데요. (그때 같이 하던 게임이 ea스포츠의 월드컵)

사실 그때는 스타크래프트가 나와서 전설의 시작을 알리던 시기였고,

출시한지 1년 지난 게임을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 한다는 것은 '패키지 게임'으로서는 좀 뒷북이긴 했습니다.

'배틀넷'의 존재도 거의 몰랐습니다. 뭐 그때는 온라인으로 뭔가 게임을 한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으니까요. (ADSL를 필두로 인터넷 보급이 시작되던 시기이기도 하고요)

심지어 (당시엔 정말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를 갖다놓기만 했던 수준의) 피시방 가서 스타를 해도 친구들끼리 IPX연결해서 소소하게만 했으니까요.

게다가 당시에 디아블로 배틀넷이란게 확실히 정립도 안되어서, 싱글에서 키운 캐릭터를 온라인에 올려서 하는 수준이었다고 하니..

몇년후 디아블로2가 나온지도 한참되었을때 추억삼아 먼지쌓인 디아블로1 시디를 꺼내어 배틀넷에 들어가봤는데..

참.. 난장판이더군요. 던전을 도는데 말도안되는 캐릭터가 갑자기 공격을 하질않나.. (한대맞고 죽었든가?)

뭐 사실 디아블로1은 그리 열심히 하진 않았습니다.


디아블로2를 알게된 것은 군대에서 였습니다.

분대장으로 있을때였는데, 당시에 분대 막내(막내인데 꺾인 상병)에게 요새 고민있냐고 상담을 했는데, (분대장이니까 꼭 해야하는 그런 상담)

디아블로2를 하고 싶어서 미칠정도라고 하더군요. 물론 조금 장난조의 말이었습니다만, 그당시 '도대체 디아블로2에게 어떤매력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휴가때 모처럼 시간이 나서 피시방에 가서 디아블로2를 조금 해봤는데, 제법 재미있더군요. (물론 초반엔 배틀넷을 안했습니다.)

뭐 그렇게 저의 20대 초반은... (중략)

희대의 패치라고 알려진 1.10패치 이후로는 좀 실망한 구석이 있어서 안하다가,

다른 온라인 게임들을 하게되면서 자연히 디아블로와는 연이 끊어지더군요.

결정적으로는 실망하게 된건, 평소에 즐겨입던 네크로멘서의 트랑울 세트에 변신 옵션이 추가되었는데 변신을 하고나면 캐스팅 속도가 아이템 상관없이 느려져서..


디아블로2는 태생이 좀 독특해서 오히려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패키지와 온라인(배틀넷)의 중간쯤?

나중에 추가적인 패치를 통해서 점점 더 온라인 게임에 가까워지긴 했지만, 퀘스트라인이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패키지게임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단적인 예로, 디아블로2 오리지날의 만렙이 99였는데, 확장팩이 나왔을때도 여전히 만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만렙찍기가 좀 더 쉬워졌을뿐..


디아블로3도 비슷한 맥락으로 기본은 패키지 게임이지만, 디아블로2 보다는 좀 더 온라인 게임에 가까워진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애써 MMORPG컨텐츠를 기준으로 비교할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뭐 그렇다고요.. (왠지 기승전병의 글이 되어버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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