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생이 잠자던 집에서 불이 나자 오빠와 동생을 깨워 피신시킨 뒤 자신은 끝내 빠져 나오지 못하고 목숨을 잃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전북 익산시 남중동 정모씨(47) 2층집 양옥이 불길에 휩싸인 것은 지난달 31일 새벽. 집안에는 정씨의 3자매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잠결에 불이 난 것을 처음 감지한 정씨의 큰 딸 지선양(11)은 오빠(12)와 여동생(7)을 황급히 깨워 집밖으로 내보냈다. 그 사이 방안으로 유독성 가스가 몰려들었고 불길은 순식간에 방안을 집어삼켰다. 오빠와 동생을 문밖으로 피신시키고 그 뒤를 따르던 지선양은 유독가스를 피하지 못해 뒤로 물러서다 끝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지선양의 살신성인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오빠에 의해 밝혀졌다.

정군은 “잠을 자고 있는데 지선이가 불이 났으니 빨리 나가라고 흔들어 깨웠다”며 “동생과 집밖에 나와 지선이를 기다렸지만 영영 나타나지 않았다”고 흐느꼈다.

화재당시 정양의 부모는 외출중이어서 집안에는 어린 3자매만이 잠들어 있었다.

익산경찰서 박운규형사(33)는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를 마시고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게 된다”며 “지선양이 오빠와 동생을 깨워 내 보낸뒤 자신은 유독가스에 질식돼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용근기자〉

다음뉴스.



이런 초등학생도 있답니다. 초등학생을 '초딩' 으로 몰아가지는 말아주세요. ─ 초딩의 의미는 다 아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