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게임메카 김광택 [04.09.29 / 14:06]


웹젠이 대만 게임업체를 몰래 해킹한 혐의로 형사소송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002년부터 올해 7월까지 뮤의 대만서비스를 담당했던 게임업체인 인스리아는 최근 웹젠의 자회사인 웹젠타이완이 자사의 기밀문서를 해킹한 단서를 포착하고 법원에 형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인스리아 이지건 사장은 “인스리아의 방화벽을 뚫고 일종의 IP복사방법을 통해 재무구조 등 기밀문서를 해킹한 것을 찾아냈고 해당 IP를 추적한 결과 웹젠타이완의 부사장인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웹젠이 형사소송에서 지게 되면 최악의 경우 지사인 웹젠타이완의 인허가가 취소되고 사실상 뮤의 대만서비스는 중단된다.

이지건 사장은 “해킹에 관한 명백한 자료들을 확보했고 웹젠에서도 9월 초 해킹사실을 인정했다”며 “승소하면 웹젠타이완의 인허가는 취소되고 관련 직원들이 모두 추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그동안 불만이 많았지만 원활하게 결별하기 위해 8월 31일까지 웹젠에 대해 어떠한 험담도 하지 않았다"며 " 회사를 해킹하고 인스리아에 관한 나쁜 소문들을 만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대만 게임업체들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대만의 파트너인 감마니아와의 파트너십을 끊고 엔씨타이완을 설립한데 이어 웹젠 역시 인스리아와 결별하며 웹젠타이완을 설립하는 등 한국-대만 게임업체들의 갈등이 점점 심화되는 민감한 시기에 터져 나온 사건이기 때문이다.

인스리안 운영총괄을 맡고 있는 크리스틴 장은 “이번 사건은 단순히 인스리아와 웹젠의 문제가 아니라 대만과 한국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외교통상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대만 직항로 개설에도 영향을 줄만한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지건 사장은 “인스리아가 불법 타임쿠폰을 유통시켰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소문의 근원지도 웹젠이라는 것을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인스리아에서 뮤 서비스를 총괄했던 크리스틴 장 운영장과의 일문일답.

-웹젠이 해킹한 것은 확실한가? 그렇다면 이 같은 사실을 언제 알았나?

크리스틴 장(이하 크리스틴): 확실하다. 지난 8월 4일 기술파트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얼마전 웹젠이 올해 초부터 우리회사 프로그램 파트에 있는 직원 2명을 회유하면서 접근한 사실도 알아냈다. 해킹사실을 확인한 후 우리직원 5명이 웹젠타이완에 항의하러 가기도 했다. 웹젠이 사과까지 하고 해킹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

-형사소송까지 가야만 했나?

크리스틴: 형사소송 전에 3통의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시간만 끌었을 뿐 공식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그래서 형사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웹젠이 왜 해킹했다고 생각하나?

크리스틴: 구체적인 이유는 모르겠다. 뮤의 대만서비스가 7월 10일 끝났다. 이후 서비스에 관힌 실무작업을 7월 29일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해킹했다. 웹젠에서는 시간이 촉박해 이관작업을 빨리 마무리하려고 하다보니 그런 방법을 동원했다는 말도 안되는 해명을 했다.

-어떤 기밀문서들이 유출됐나?

크리스틴: 현재 파악중이다. 회사의 재무, 게임운영 등 모든 기밀문서들이 무방비로 노출됐기 때문에 노출된 서류를 다 봤을 것이다.

-향후 서로 마찰없이 잘 해결될 가능성이 없나?

크리스틴: 현재로선 전혀 없다. 이미 서로 화해할 단계는 지나왔다. 형사소송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다.

-사건의 파급력이 클 것 같다

크리스틴: 대만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에게 경계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한국을 사랑하는 데 한국 업체들은 우리를 배신했다. 대만 게임업체들의 반한감정이 극에 달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위험하다며 일본 온라인게임을 물색중이다.

-승소하면 어떻게 되나?

크리스틴: 웹젠타이완이 폐쇄될 것이다. 당연히 뮤의 서비스도 중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