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더운데 무섭거나 신기한 일 겪으신거 없으신가요?

이건 제가 군생활때 겪은 일인데 아마 상병?쯤이었습니다.

대대본부에서 근무했는데 대대는 병사인원도 적고 건물 크기도 작아서 주로 불침번을 혼자 섭니다.
지통실은 복도끝에있고 중앙현관에서 근무를 서게 되는데 한여름 밤이라 덥고 깝깝해서 현관밖으로 나가서 잠시 어슬렁 거리고 있었죠.(근무시 현관밖에 조그마한 전등을 켜놓고 복도는 모두 불을 끕니다.)

현관에서 직선으로 연병장을 지나가면 1중대가 나옵니다. 길가 중간중간 가로등이 켜져 있어서 밤에도 잘보이죠.

한 5분정도 밖에 있었나? 중대에서 당직사관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얼른 안으로 들어왔죠.

한참뒤에 사관님이 오셨는데 평소 저에게 잘해주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이 씨익 웃으시면서
"너 이자식~ 벌써 그 짬에 농땡이냐?" 이러시더군요.

아;; 내가 밖에 나온거 보셨나보다 싶어서 솔직하게 더워서 잠깐 나갔다고 말했습니다.
근데 그분이 "옆에서 같이 떠들던건 누구야?" 라고 물으시는군요..

...? 전 혼자있었습니다?

"거짓말하지마 임마 당직병이랑 얘기한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그분이 중대에서 나오면서 대대쪽을 보니 누군가 서있고 그 주위를 다른 한명이 서성거리고 있었답니다...
놀리려고 그런겁니까? 라고 물어봤지만 그분은 이름을 걸고 맹세코 일부러 이런 말한게 아니라는군요.
혹시 자신이 잘못봤을수도 있으니 그냥 못들은걸로해라 이렇게 끝났습니다.

사관님이 지통실 들렸다 다시 중대로 가신 후 저는 또 다시 컴컴한 복도에 혼자 서있었습니다.

상황이 묘한지라 무서운 생각이 조금 들더군요. 일부러 저런말 했을꺼야 라고 생각한 순간

"투툭"

하면서 복도에 진열해둔 작은 액자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사진은 그냥 체육대회 사진 같은 평범한건데... 문제는 이게 곱게 떨어질 물건이 아니라는거죠.
플라스틱이라 깨지지는 않았지만 못에 걸어두고 거기다 액자 뒷면에 글루건까지 발랐던겁니다.

아 뭐여... 이러면서 액자를 줍고 있는데 또 뒤에서

"투툭"

하면서 반대편 복도꺼가 떨어지는 겁니다 ㅠㅠ
그냥 툭도 아닙니다. 글루건 떨어지는듯한 툭소리 2combo였다구요.

무서워서 후다닥 생활관 들어갔다가 후다닥 지통실 앞으로가서 어슬렁거리고 시간되서 얼른 근무교대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다른 근무자들한테 물어보니 딱히 이상한 일은 없었다하고
떨어진 액자를 다시는 떨어지지 못하게 글루건으로 떡칠하면서 - 떨어지는걸 봤으니 저보고 붙이랍니다 ㅠㅠ - 참 기분이 묘하덥니다.

그 이후는 별일 없이 쭈욱 지냈습니다만 그때 일은 지금도 미스테리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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